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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심은 데 


구미의 한 시골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다.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들이 쭉쭉 커서 중3졸업식까지 함께 가는 그런 작은 초등학교, 중학교였다. 고등학교는 구미시의 중심부에 있는 학교를 다녔다. 아주 조금 삐딱한 생활을 했으나 대체로 잘 다녔다. 대학 역시 마찬가지, 나름 별종이었으나 평범하기도 한 대학생으로 살았다.


이렇게 나는 일반교육의 테두리 속에서 잘 커왔다.  그동안 만난 교사들은 공교육의 범위에서 열심히 가르쳤고, 나름 열심히 배우고 성장한 결과들이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밑바탕이 되어 있다.



콩 나면


지금 나는 초등학교에서 근무한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다수의 아이들은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며 이른바 "좋은 대학"만을 가기 위한  성적해바라기로 생활하기를 강요받고,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다. 우리 아이들은 초등학교의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삶의 흐름을 가지게 된다. 각자가 가진 장애의 특성으로 성적해바라기로 살아갈 수도 없고, 또 그렇게 살아간다 해도 "그래도 대학은 간다"라든가, "그래도 취업은 하는 삶"이 되긴 참 어렵다. 

많은 아이들이 고등학교 졸업 후 복지시설로 간다.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지역의 장애인복지관이나 주간보호센터, 특수학교 전공과 등을 거치며 몇 년을 더 사회에서 생활하다가 복지시설로 간다. 일부는 사회의 한 구성원이 되기도 하고 일부는 보호자의 희생과 함께 가정에서 생활하거나 지역의 빈민층 중 한 사람으로 살아 간다. 



큰 일이다.


그래서 내가 만나는 아이들이 살아가는 삶의 지향점은 조금 달라야 한다. 이 아이들을 성적해바라기나 학습지풀이기계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좋아하는 것을 바르게 좋아할 수 있게 하고, 자신의 삶을 자신의 것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나의 크기는 작디 작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항상 누군가가 이끌어주어야 하고, 누군가가 대신해주어야 하는 삶이 되어버린다. "헬리콥터 맘"이 다른 아이들의 삶을 결국 피폐하게 만드는 것처럼, "헬리콥터 티쳐"는 우리 아이들을 무기력하고 무능하게만 만든다.



그래서 콩의 본능으로 팥을 품으려 한다.


교실에서 가장 경계하는 것은 나의 본능이다. 난 초, 중, 고, 대 이렇게 16년을 일반교육의 삶을 살아왔다. 그러나 내가 우리 아이들 앞에 펼쳐놓아야 하는 건 특수교육이다. 일반교육이 콩을 자라게 하는 교육이라면 특수교육은 팥도 자라고, 10%는 콩이고 90%는 팥인 무언가도 자라고, 때로는 그 반대인 무언가도 자라는 그런 교육이다. 그래서 "이하고 상한 교사"로 살아가려고 애쓴다. 노력하지 않으면 시나브로 일반교육이 되고 만다. 일반교육의 본능을 품고 있기에, 콩으로 잘 커왔기에,,,




※이 글은 차후 수정될 것입니다. 왜냐면... 첫 글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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