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교육공동체 벗에서 마련한, 엄기호교수님이 이끌어주신 "고통에 말걸기"라는 주제의 공부가 있었다. 많은 화두를 남겼고, 계속해서 머리 한 곳에 남아 아이들과의 만남을 고민하게 만든다. 고통의 종류.고통은 여러가지다. 말하지 않는 고통, 말할 수 없는 고통, 말해서 생긴 고통이 있다.(기억에 의존해서 쓰는 글이라 한 종류를 더 이야기 하셨던 것같기도..) 말하지 않는 고통은 그냥 표현하지 않았을 뿐이다.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사그라 들 수 있다. 말할 상대(=내 말을 들을 수 있는 상대)가 존재하고, 단지 내 앞에 부재할 뿐이다. 그래서 표현 안한 고통인 셈이기도 하다.말할 수 없는 고통은 말을 전할 상대, 그러니까 말을 건네서 내 말을 들을 수 있는 상대라는 존재 자체의 부재다. 내 고..
콩 심은 데 구미의 한 시골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다.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들이 쭉쭉 커서 중3졸업식까지 함께 가는 그런 작은 초등학교, 중학교였다. 고등학교는 구미시의 중심부에 있는 학교를 다녔다. 아주 조금 삐딱한 생활을 했으나 대체로 잘 다녔다. 대학 역시 마찬가지, 나름 별종이었으나 평범하기도 한 대학생으로 살았다. 이렇게 나는 일반교육의 테두리 속에서 잘 커왔다. 그동안 만난 교사들은 공교육의 범위에서 열심히 가르쳤고, 나름 열심히 배우고 성장한 결과들이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밑바탕이 되어 있다. 콩 나면 지금 나는 초등학교에서 근무한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다수의 아이들은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며 이른바 "좋은 대학"만을 가기 위한 성적해바라기로 생활하기를 강요받고,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