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교육공동체 벗에서 마련한, 엄기호교수님이 이끌어주신 "고통에 말걸기"라는 주제의 공부가 있었다. 많은 화두를 남겼고, 계속해서 머리 한 곳에 남아 아이들과의 만남을 고민하게 만든다. 고통의 종류.고통은 여러가지다. 말하지 않는 고통, 말할 수 없는 고통, 말해서 생긴 고통이 있다.(기억에 의존해서 쓰는 글이라 한 종류를 더 이야기 하셨던 것같기도..) 말하지 않는 고통은 그냥 표현하지 않았을 뿐이다.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사그라 들 수 있다. 말할 상대(=내 말을 들을 수 있는 상대)가 존재하고, 단지 내 앞에 부재할 뿐이다. 그래서 표현 안한 고통인 셈이기도 하다.말할 수 없는 고통은 말을 전할 상대, 그러니까 말을 건네서 내 말을 들을 수 있는 상대라는 존재 자체의 부재다. 내 고..
콩 심은 데 구미의 한 시골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다.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들이 쭉쭉 커서 중3졸업식까지 함께 가는 그런 작은 초등학교, 중학교였다. 고등학교는 구미시의 중심부에 있는 학교를 다녔다. 아주 조금 삐딱한 생활을 했으나 대체로 잘 다녔다. 대학 역시 마찬가지, 나름 별종이었으나 평범하기도 한 대학생으로 살았다. 이렇게 나는 일반교육의 테두리 속에서 잘 커왔다. 그동안 만난 교사들은 공교육의 범위에서 열심히 가르쳤고, 나름 열심히 배우고 성장한 결과들이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밑바탕이 되어 있다. 콩 나면 지금 나는 초등학교에서 근무한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다수의 아이들은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며 이른바 "좋은 대학"만을 가기 위한 성적해바라기로 생활하기를 강요받고, 살..
3교시, 교복을 입은 아이 하나가 난입했다. 자폐성향을 가진 아이였고, 크레용을 입에 넣고 먹는 걸 보아.. 이식증도 좀 있는 듯. 교복을 입고 있기에 센터에 알리고, 인근 중, 고등학교 특수교사들에게 빠르게 연락. 오래 걸리지 않아 인근 고등학교 특수교사가 왔고, 아이는 인계됐다. 교사의 말에 따르면, 교출(학교 밖으로 나가는 것)을 종종하는데 유치원, 어린이집으로 자주 간다고... 하여간 별 탈 없이, 문제 없이 아이는 갔다. 이런 문제에서 교출의 이유가 참 궁금하다. 괴물같은 학교에서 탈출을 하는 것인지... 우리반 P양처럼 정서적 안정감을 찾아나가는 이유인지... 나중에 대화를 나눌 일이 있기를, 그리고 아이가 자신의 요구를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기를...
과연 학생과 나는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인가? 그 이전에 말하고 듣는 관계는 가능한가? 엄기호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보세요~ [이 시대 교육포럼] '단속사회'와 정치의 불가능성 (엄기호) from hajacenter on Vimeo.(위 링크를 눌러 싸이트로 이동하면 영상을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의 소감 : http://www.twitlonger.com/show/lrtqt5엄기호쌤의 강연 정리. 엄기호, *두서없이 휘갈겨 메모했음. 틀리거나 빠진 부분 있음. 나름 재구성했음. 1)-요즘 자신의 관심사는 학교, 교실, 아파트의 동 등등 자신의 생활공간 단위에서 문제 해결이 가능한가? 생활공간단위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가? 문제해결에 의지가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요즘의 문제는 갈등이 토론..
어느새,하나하나가,,,걸레가 되어간다. 신규라는 딱지를 붙이고 아이들 앞에 섰을 때 그들은,희디 흰 수건이었다. 학년, 학기가 시작이 되고,아이들의 마음에 낀 때를 닦고,주변 교사들과 부딪히고,,관리자들을 만나며,,, 묻고 헤지고 얼룩져서....학기 사이의 방학에 열심히 빨고, 덜어내고, 기워도,,, 분명 새 하얗던 그 수건은 온 데 간 데 없고,조금 덜 깨끗했던,, 그 수건의 모습은 점점 멀어지며,,,걸레가 되어간다. 점점,,,속도를 달리할 뿐 한 방향으로,,,그렇게 걸레가 되어간다. 타의에 의한 걸레는 그것을 찾아가서 더러움을 닦아내지만,자의에 의한 걸레는 그것의 더러움에 몸을 피할 뿐,,,모두, 그렇게, 걸레가 되어간다.